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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모모X호시노 에비

카게로우 프로젝트_소년 카메라

 

 

 
호시노 에비,

 

 

 

눈에 반짝이는 것들을 찍기 좋아하는 소녀다.

 

 

 

흔들린 사진들이 대부분이지만 본인은 그것이 좋다고 우긴다.

 

 

 

응, 나 다워서 좋은걸? 

 

 

 

모아온 필름의 개수만 하여도 샐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어머니께서 호통치신다. 

 

 

 

제발 정리해서 버리라고.

 

 

 

너무나 당연한 잔소리지만 에비는 물러설 수 없다.

 

 

 

자신의 보물이니까.

 

 

 

*

 

 

 

"아.."

 

 

 

수업시간, 책상에 머리를 박고 졸다가 선생님께 혼났다.

 

 

 

역시 대놓고 자기엔 무리가 있었다. 

 

 

 

에비는 숨 막히는 수업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충동에 창가를 바라보았다.

 

 

 

눈에 비친 풍경은 바라볼수록 넓은 하늘과, 지평선을 가득 메운 구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문득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싶어지는 충동이 든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에비는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묵직한 무게감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드디어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에비도 카메라를 목에 걸고 한 손에는 도시락 가방을 들었다.

 

 

 

계단을 오르면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흑.. 흐윽..

 

 

 

누군가가 우는소리.

 

 

 

에비는 망설였다.

 

 

 

자신은 사진을 찍기 위해 온 거지, 우는 아이를 보려고 온 게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서럽게 우는 목소리를 들으니, 그냥 모른 척 지나가기도 애매했다.

 

 

 

아아, 몰라! 귀찮은 건 질색이지만.. 저 아이를 달래줘야만 할거 같아.

 

 

 

빠르게 옥상 문을 열고 도착하자 그곳엔 매우 낯이 익은 여자애가 보였다.

 

 

 

그래, 아무리 무심한 사람도 저 아이라면 알아볼지도.

 

 

 

키사라기 모모..

 

 

 

현재 잘 나가는 초인기 아이돌.

 

 

 

거리마다 모모의 발랄한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그녀가 찍은 광고 포스터가 잔뜩 메워져 있었다.

 

 

 

같은 학교 학생이란 걸 모른 것도 아닌데.. 새삼 놀랍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다가가면.. 싫어할지도.

 

 

 

하지만 에비의 예상과는 달리 모모는 인기척에 놀라면서도 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왜지? 항상 태양처럼 밝은 미소가 잘 어울리는데, 저렇게 슬피 울다니.

 

 

 

모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사진을 찍어봐서 안다.

 

 

 

사진에 담긴 모든 것은 느낌이란 게 있으니까.

 

 

 

지금의 모모는 울고 있지만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고 싶어질 만큼 안개가 비쳤다.

 

 

 

그래서 에비는 모모의 곁으로 다가가 손수건을 건네줬다.

 

 

 

"받아. 그리고 울지 마."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나름 걱정해준 거다.

 

 

 

그걸 모모도 눈치챘을까? 

 

 

 

모모는 받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나서 말했다.

 

 

 

"고마워.. 이거 빨아서 가져다줄게.."

 

"괜찮아."

 

"그치만.."

 

"저기, 있잖아?"

 

"으응..?"


 

 

 

에비는 반짝거리는 모모의 주홍빛 눈동자를 보며 말을 이었다.

 

 

 

".. 너 사진 좋아해?"


 

 

 

에비의 말에 모모는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나를 찍고 싶어서 저러는 걸지도 몰라..!'


 

 

 

"정말 순수하게 사진을 좋아하냐고 묻는 거야. 내 사진들 보여주게."


 

 

"뭐..?"

 

"싫으면 됐고. 벌써 점심시간도 끝나가니까.."

 

"아, 아냐! 싫지 않아..."

 


'바보.. 어째서 싫지 않다고 대답해버린 거람... 그야, 저 아이는 어떤 꿍꿍이도 보이지 않으니까.'

 

 

 

"좋아. 그럼 같이 보자. 나 카메라도 있으니까 사진 찍는 방법도 가르쳐줄게."

 


"응..!"

 

 

 

얼떨결에 모모는 에비랑 같이 사진을 보고 찍게 되었다.

 

 

 

사진은 아무렇게나 찍은 거처럼 보이지만 에비가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을 듣고 나니

 

 

 

사진들마다 어떤 사건을 담아내는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재밌지?"

 

"응! 정말 재밌어.."

 

"그럼 다행이네. 우리 이만 교실로 들어가자."

 

"저, 저기.."

 

 

 

모모가 뜸 들이며 말하자 에비는 고갤 갸웃거렸다.

 

"왜?"

 


"나, 너랑 친구해도 될까..!?"

 

 

 

"풋, 뭐야. 고작 그거 말하려고 떨고 있었어? 너랑 난 이미 친구인걸."

 


"정말..?"

 

"응, 정말."

 

그때, 모모는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수줍게 웃었다.

 

 

 

"고마워!"

 

 

 

에비는 얼굴이 붉게 물들어가는 걸 느꼈다.

 

 

 

뭐, 뭐야.. 같은 여자가 보아도 저렇게 웃는 게 매력적이라니.. 반칙이야!

 

 

 

"당연한 거잖아.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건.. 친해지니까 그런 거지."

 

 


 

"그렇구나.. 나, 사실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잘 몰랐어."

 

 

 

"에? 없다니.."

 

"항상 교실에서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데.. 있을 리가 없지? 에헤헤.."
 

 

"바보야. 그런 건 웃으면서 할 얘기가 아니라고?"

 

"그럼 다시 울까?"

 

"서러울 땐 친구한테 기대. 그게 옳은 거야."

 

"응.."

 


'상냥한 친구가 생긴 거 같아..'

 

 

 

모모가 입가에 호선을 그리고 있자 에비도 미소 지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날도, 도망치고 싶어지는.. 그런 때도,

 

 

 

너에게만 보이는 세상과 나에게만 보이는 세상의 

 

 

 

모든 사건을 함께 나눠 걸어가자.

 

 

 

그 편이 훨씬 더... 즐겁게 웃을 수 있으니까.

 

 

 

 

 

.

.

.

 

 

 

그날부터

 

 

 

모모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태양처럼 반짝여서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만,

 

 

 

진실되게 웃고 있다는 점은 매우 큰 발전이다.

 

 

 

어느 날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모모를 본 에비는 깜짝 놀랐다.

 

 

 

"학교 생활은 즐겁나요?"

 


"네, 무척요! 저의 비타민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어요."

 


비타민이라는 모모의 표현에 에비는 부끄러워졌다.

 

 

 

'비타민이 될 정도라니.. 나름 기쁘네.'

 

 

 

 

 

 

 

부끄럼 잘 타는 태양과

 

 

 

외로움쟁이 달님과

 

 

 

마음의 필름에 모든 걸 담고 싶어.

 

 

 

어떤 세상이 보이니?

 

 

 

- 모모의,

 

 

 

- 에비의,

 

 

 

[눈에 비치는 풍경이.]

 

 

 

우리를 앞으로도 계속 사진에 담기 위해 함께 웃으면서 걸어가.

 

 

 

그렇게

 

 

 

살아가.

 

 

 

 

 

"에비, 너랑 친구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흠흠, 부끄러운 소리 정말 잘한다니까?"

 

"에헤헤. 내가 널 많이 좋아해."

 

 

 

"..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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