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야마 토비오X히메노 하나
하이큐_우산
아아- 매일 똑같은
언제나 걸었던 거리마저
낮선 곳에 온 것처럼
새로워진 기분이야
이런 내 마음 네게 전하고 싶어
(시유-우산 中)
**
오늘은 오후부터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 우중충한 하늘은 내 기분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평소에 비가 오는 날씨를 그렇게 싫어하는 것도 아니건만, 오늘 따라 왜 이리 기분이 우울한 건지 나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 더군다나 오늘은 주말인데! 배구부 연습도 오늘은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집에서 쉬고 있건만 기분은 더 칙칙해지고, 쓸데없이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왜? 평소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봐도 기분은 그대로였다.
딱히 할 일도 없으니까, 잠이나 잘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 나는 거실에서 일어나 내방으로 올라갔다. 계단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크게 울렸다. 집에 너만 있어! 하고 알려주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아빠는 역시나 출장. 엄마도 여자 배구부코치일 때문에 집을 비웠다. 집에 나 혼자만 있어서 그런 건가? 하지만, 어릴 적부터 늘 혼자인 나였으니까. 그 생각은 곧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나는 방에 도착했다. 나는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누웠다. 폭신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시간도 확인 할 겸 휴대폰을 들여다보는데, 라인알림이 와 있었다. 누구지? 하고 보니 같은 반 친구의 라인이었다.
[LINE 루리 : 내일 시간돼?]
[LINE 하나 : 왜?]
같이 시내에 가자고. 뒤이어 온 답장에 나는 그래. 라고 대답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잠에 빠진 것 같았다. 내가 눈을 떴을 땐 여전히 우중충한 하늘이었다. 역시 일기예보는 정확하지 않구나. 그리고 거실에 내려가니, 역시나 어두웠다. 나는 적당히 밥을 먹고 다시 내 방으로 올라갔다.
그냥 누워있자.
침대를 선택한 나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다. 뭘까 이 기분. 내일 루리를 만나면 조금 괜찮아 질려나? 그렇게 다시 눈을 감았다.
**
아침 일찍 일어나니 어제의 우중충한 날씨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늘은 날씨가 맑을까? 기분이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진 거 같았다. 나는 계단을 내려갔다. 툭-툭-툭 계단을 밟는 소리가 여전히 크게 울렸다. 부엌에 가보니 엄마는 여전히 일찍 나가있었다. 식탁에 차려진 아침을 적당히 데워 먹은 후 나는 나갈 준비를했다. 시내를 나가는 것이 오랜만이여서 그런지 괜히 두근거렸다.
“아, 하나!”
아, 쇼짱?
소꿉친구인 쇼요였다. 나는 그를 쇼짱이라는 애칭을 붙여 불렀다. 그는 나에게 어딜 가냐고 물었다. 나는 당연히 시내를 간다고 대답했다.
너는?
“아! 나는 그냥 카게야마랑 만나서 연습하기로 했어.”
‘카게야마.’ 그 이름이 내 귓가를 간질였다. 두 사람 오늘 만나는구나. 평소라면 나도 그 자리에 갔겠지?
그래? 열심히 해! 내일 학교에서 만나자.
“응!”
나는 시내 쇼요는 학교로 목적지는 달랐지만 가는 길은 비슷했기에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그리고 언제나의 갈림길에서 이번엔 그와 헤어졌다. 나는 시내로 그는 학교로 향했다. 시내에 나가니 루리가 먼저 나와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은 이 나이또래의 여고생들이 할 만한 일들을 했다. 쇼핑하고, 카페에 가고. 스티커 사진도 찍었다.
“그럼, 안녕!!”
응, 잘 가!
5시를 조금 넘은 시간 우리는 헤어졌다. 별 생각 없이 나왔지만, 내손엔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을 제촉 하고 있는데, 차가운 것이 내 머리에 떨어졌다. 처음엔 기분 탓 인가하였지만, 곧 한꺼번에 쏟아졌다. 갑자기 내리는 비. 소나기였다. 나는 급하게 건물 밑으로 들어갔다. 이미 젖었지만, 더 젖는 건 싫었다.
비.. 금방 그치려나..
그칠 기미 없어 보이는 하늘을 비가 그치길 바라며 계속 바라보고 있자,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졌다. 뭐지? 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카, 카게야마?!
내 눈에 들어온 사람에 나는 조금 놀란 듯 바라보았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라고 내가 물으니,
“왜라니. 집으로 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그렇구나... 연습 지금 끝난 거야?
“어. 너는 여기서 뭐하냐?”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이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먼저 침묵을 깨려 입을 열었지만, 카게야마가 먼저 말을 했다.
“괘, 괜찮다면 같이 쓰고 갈래?”
좀처럼 보기 힘든 그의 호의에 나는 의아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계속 그렇게 있으니 그는 도리어 버럭 화를 내었다. 싫으면 말고!! 하고 소리치는 그의 행동에 나는 조금 웃으며 그래! 라고 대답했다. 어쩌다 보니 그와 함께 우산을 쓰게 됐는데, 참 이상했다. 괜히 심장이 빨리 뛰는 거 같고, 기분이 붕붕 뜨고. 비로 젖어서, 축축하기까지 한데 어제보다 기분이 좋았다. 오히려 산뜻 해진느낌이었다. 어젠 흐린 하늘만 봐도 기분이 별로였는데, 왜 지금은 비까지 오는데도 기분이 좋을까?
아, 여기서 헤어져야하네.
나도 모르게 아쉬움을 가득 담아 말해버렸다. 그래도 너는 못 느끼겠지? 하지만 들려온 대답은,
“...좀 더 있으면 안 돼?”
뭐?
나는 의아하게 나보다 한참 위에 있는 너를 올려다보았다.
“아, 아니 그게!!! 이대로 가면 비 맞고.. 어.. 그러니까... 그.. 그래! 가, 감기 걸릴지도 모르고!!”
안 걸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아, 아무튼!”
나는 떠나고 싶지 않지만, 나는 계속 옆에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자꾸만 나의 마음을 속인 채 대답하고 있다.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계속 이대로 좁은 우산 안에서 같이 걸어도 좋은데…….
“그, 그러니까..!!”
비 그칠 때까지 같이 있어도 될까?
“뭐...?”
좀, 좀 더 이렇게 있고 싶어!
역시 마음을 속이는 짓은 못하겠다.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같다면 좋을 텐데.
**
너도 내 마음과 같다면
우리그냥 이대로
새로 시작된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걸-
(시유-우산 中)